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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를 찾아서 (박경철 강연, ETF 적립식, 퇴직 후 W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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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서울의 한 경제연구소 강당. 찢어진 청바지에 UCLA 티셔츠를 입은 강연자가 칠판에 "WWW"라고 쓰고는, 머지않아 이 안에 은행도 들어오고 신문사도 들어오는 세상이 온다고 말합니다. 박사급 연구원들은 30분 만에 거의 다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객석에 있던 한 백수는 강연이 끝나자 주차장까지 강연자를 쫓아가 "저는 W를 믿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리스펙 투자플랜 채널의 "30년 전 인터넷, 그리고 지금" 1,000배 커질 부의 기회가 보인다 영상은 시골의사 박경철 씨의 2008년 강연, 일명 "W를 찾아서"를 소개합니다. 그 백수는 나중에 국내 첫 상용 이메일 서비스를 만들었고, 같은 강연을 들은 박경철 씨는 그 이야기를 망상으로 흘려들었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박경철 씨를 좋아해서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같은 책도 사서 읽었고, 그의 강연도 꽤 많이 찾아봤습니다. 이번 영상도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예전에 들었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들렸습니다. 그때는 회사에 다니던 사람으로 들었고, 지금은 그 W를 찾겠다고 회사를 나온 사람으로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사서 읽은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0.1%, 0.9%, 99%라는 W 이야기의 구조 강연의 뼈대는 단순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것(W)을 처음 내놓는 0.1%의 창의적인 사람, 그것을 알아보고 뛰어드는 0.9%의 안목 있는 사람, 그리고 "세상 참 좋아졌다"고 말하며 뒤따라가는 99%가 있다는 것입니다. 모직 기계 옆에서 양 목장을 연 사람, 포드의 자동차 옆에서 주유소를 세운 사람, 반도체를 보고 개인용 컴퓨터를 조립한 사람이 모두 0.9%의 예로 나옵니다. 박경철 씨 자신은 이메일 때는 99%였지만, 몇 년 뒤 휴대폰을 보고 "이게 W구나"를 알아챘다고 말합니다. 직접 사업을 할 수 없으니 이동통신 회사 주식을 월급 ...

퇴직 후 국민연금 (납부예외, 보험료 지원, 예상연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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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안내문이 왔습니다. 지금까지의 가입 기간과 납부 금액이 적혀 있었습니다. 퇴직하면서 직장가입자 자격이 끝났으니, 이제 국민연금을 앞으로 어떻게 할지 제가 정해야 할 차례였습니다. 지난 글 퇴직 후 첫 건강보험료 고지서 에서는 걱정했던 것보다 보험료가 훨씬 적게 나와서 임의계속가입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조금 다릅니다. 건강보험료는 줄면 좋은 돈이지만, 국민연금 보험료는 지금 아끼면 나중에 받을 연금이 줄어드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 안내문 숫자를 그대로 놓고, 퇴직 후 국민연금 앞에서 어떤 선택지가 있었고 제가 어떻게 정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26년 직장 생활의 국민연금 예상연금액 먼저 지금까지 쌓아 온 숫자부터 확인했습니다. 항목 내용 출생 연도 1974년 가입 기간 325개월 (27년 1개월) 납부한 보험료 (회사 부담분 포함) 101,049,360원 예상연금액 (세후) 월 1,351,520원 (연 16,218,240원) 연금 받기 시작하는 나이 65세 (2039년) 325개월이라는 숫자를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첫 현장에서 측량기를 들고 다니던 때부터 지난 8월 퇴직할 때까지 매달 월급명세서 한 줄에 찍혀 나가던 돈이 이렇게 쌓여 있었습니다. 납부한 보험료 1억 원 남짓을 예상연금액 연 1,622만 원으로 나눠 보면, 65세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해 6년 정도면 낸 만큼을 돌려받는 셈입니다. 이 금액은 국민연금공단에서 조회해도 똑같이 나오는데, 직장가입자 시절 회사가 낸 절반까지 합친 금액입니다. 제 주머니에서 나간 돈만 따지면 그 절반인 5천만 원 정도라서, 3년 남짓이면 제가 낸 만큼을 돌려받습니다. 숫자만 보면 국민연금은 제가 가진 자산 중에서 가장 확실한 노후 현금 흐름이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시간입니다. 1974년생인 저는 65세가 되는 2039년부터 연금을 받습니다. 아직 13년 가까이 남았고, 그...

50대 조기퇴직 한 달 반 (FIRE, 4% 인출, 시간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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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김정호 씨는 쉰한 살에 29년 다닌 식품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저는 26년 토목 현장 생활을 마치고 올해 8월 31일에 퇴직했습니다. 나이도, 회사를 다닌 햇수도, 정년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나왔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인생 채널의 50대에 조기퇴직하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51세에 경제적 자유와 조기은퇴(FIRE)를 이룬 사람의 실제 이야기 영상을 보는 내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습니다. 영상은 퇴직 후 반년 동안 그가 겪은 일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 줍니다. 저는 이제 퇴직한 지 한 달 남짓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그의 시간표 옆에 제 시간표를 나란히 놓는 방식으로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퇴직 전: FIRE를 위한 돈 계산은 저도 했습니다 그의 경우. 퇴직금과 예금, 투자 자산을 합쳐 금융자산은 약 8억 원이었습니다. 결혼하지 않았고, 물려받은 아파트가 있어 대출도 월세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바로 사표를 내지 않고 몇 달 동안 엑셀로 생활비, 병원비, 아파트 수선비, 건강보험료, 하락장에서의 생활비 마련까지 계산했다고 합니다. 제 경우. 저도 퇴직 전 몇 달은 계산의 연속이었습니다. IRP와 ISA, 연금저축펀드를 하나씩 열어 봤고, 퇴직하면 건강보험이 어떻게 바뀌는지 찾아봤습니다. 퇴직금은 1억 후반대였는데,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을 더 아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일시금으로 받는 쪽을 택했습니다( 퇴직금 IRP 수령 후기 ). 월급이 끊긴 상황에서는 세금 몇백만 원보다 당장의 현금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영상 속 그가 엑셀을 붙잡고 있었던 마음을 저는 잘 압니다. 퇴직 한 달: 시간 계산 없이 떠난 그, 책상에 앉은 저 그의 경우. 첫 한 달은 오히려 바빴다고 합니다. 집을 정리하고, 평일 온천과 텅 빈 영화관을 즐겼습니다. 두 달째에는 오래 꿈꾸던 전국 자전거 여행을 떠났지만 3주 만에 돌아왔습니다. 돈도 체력도 아닌,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제 ...

퇴직 후 첫 건강보험료 고지서 (지역가입자, 임의계속가입, 실제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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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10원. 퇴직하고 처음 받은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고지서(9월분)에 찍힌 금액입니다. 건강보험료 40,670원에 장기요양보험료 5,340원을 더한 숫자입니다. 고지서를 열기 전까지 저는 이 금액이 적어도 몇십만 원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 퇴사하면 건강보험은? 글에서 저는 퇴직하면 지역가입자가 되고, 회사가 내주던 절반까지 제가 부담하게 되니 보험료가 오히려 오를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임의계속가입도 신청할 생각이었고, 고지서가 나오면 보험료 조정신청부터 알아보겠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예고편의 실제 결과입니다. 직장 다닐 때와 나란히 놓아 봤습니다 고지서를 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지막 월급명세서를 꺼내 비교하는 것이었습니다. 구분 직장가입자 (본인 부담) 지역가입자 (첫 고지서) 건강보험료 291,710원 40,670원 장기요양보험료 38,330원 5,340원 합계 330,040원 46,010원 매달 33만 원 넘게 나가던 보험료가 4만 6천 원으로 줄었습니다. 직장 다닐 때의 14% 수준이고, 한 달에 28만 4천 원, 1년이면 34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월급이 끊긴 퇴직자에게 이 정도면 생활비 계산이 꽤 달라지는 금액입니다. 참고로 이와 별도로 퇴직정산 건강보험료 11만 원 정도가 마지막 월급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미리 내서 지역보험료가 적게 나온 건가 싶었는데, 알아보니 전혀 다른 보험료였습니다. 직장가입자 보험료는 그해 받은 보수총액을 근무한 달 수로 나눈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가입자 보험료 산정 ), 매달 떼던 보험료와 올해 실제로 받은 보수를 비교해 모자란 만큼을 퇴직할 때 한 번에 정산하는 것이 퇴직정산 보험료입니다. 그래서 9월부터 시작된 지역가입자 보험료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마지막 월급이 생각보다 적게 들어올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예상 정산 금액은 공단 홈페이지의...

질문 하나의 힘 (흰곰 실험, 거더, 딸의 편의점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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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일을 처음 배우던 시절, 교량 현장에서 선임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교각이랑 교대는 우리가 했는데, 거더는 왜 다른 업체가 올려요?" 특수한 제작과 운반, 설치 장비가 필요해서 전문업체가 맡는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질문이었는데, 그날 이후 머릿속에 다른 질문이 하나 자리 잡았습니다. "나는 한 공종만 하다 끝날 건가, 토목 전체를 배워 볼 건가." 결국 그 질문 때문에 다니던 단종회사를 그만두고 종합건설회사로 옮겼고, 그 회사에서 올해 8월 퇴직할 때까지 일했습니다. 이 기억이 떠오른 건 최해직책추천 채널의 매일 아침 뇌에 이 질문 하나만 던지세요, 90일 뒤 현실이 바뀝니다 영상을 보고 나서입니다. 영상은 "나는 부자다"라고 단언하는 대신 "왜 나는 부자가 된 거지?"라고 질문하면, 뇌가 그 답이 될 단서를 현실에서 골라내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웨그너 교수의 흰곰 실험(1987) , 모루치와 매군이 1949년에 보고한 뇌의 망상활성계(RAS), 와이즈먼의 행운 실험을 차례로 근거로 들고, 이 내용을 담은 책 「죽어도 컨티뉴」를 소개합니다. 영상을 보고 나서 제게 남은 건 정답이 아니라 질문 세 개였습니다. 오늘은 그 세 개에 제 경험으로 답해 보겠습니다. 질문 하나. 내가 던진 질문이 정말 길을 바꾼 적이 있었나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거더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돌아보면 회사를 옮기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보다, "왜 우리는 거기까지만 하지?"라는 질문을 품고 지낸 몇 달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 질문을 품고 나니 현장에서 다른 공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측량, 토공, 관로, 포장까지 예전에는 남의 일이던 공정들이 "저건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관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영상에서 빨간 차를 사면 길에 빨간 차만 보인다고 설명한 대목이 바로 이 경험이었습니다. 질문이 바뀌니 같은 현장에서 보이는 것이...

부자 필수 과목 6가지 (금리, 세금, 자산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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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1억이 있는 사람과 10억이 있는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생길까요. 최근 본 경제해적단 채널의 부자들은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부자 필수 과목 6가지 영상은 이 질문에 의외의 답을 내놓았습니다. 금융자산이 10억 원 넘는 부자들에게 자산을 굴리며 얻은 가장 중요한 지혜를 물었더니, 1위가 강남 아파트도 대박 종목도 아닌 "계속 공부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맥 빠지는 결론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영상이 그 공부를 금리, 세금, 현금흐름, 자산배분, 시간, 나 자신이라는 여섯 과목으로 나누는 걸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퇴직 전후로 이 블로그에 써 온 글들이 거의 그대로 이 여섯 칸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영상의 시간표에 제 지난 기록을 대어 보고, 제 상황에 맞춰 생각해 본 점을 함께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영상이 말한 부자들의 여섯 과목 영상의 핵심을 제 나름대로 한 줄씩 줄이면 이렇습니다. 과목 영상의 핵심 메시지 1교시 금리 금리는 모든 자산 가격에 작용하는 중력이다 2교시 세금 수익률은 세전, 내 통장은 세후로 산다 3교시 현금흐름 수도꼭지를 더 트는 것보다 배수구를 막는 게 먼저다 4교시 자산배분 종목이 아니라 바구니를 나눠야 한다 5교시 시간 복리의 큰돈은 언제나 마지막에 나온다 6교시 나 자신 수익률은 엔진, 원칙은 브레이크, 운전자는 나다 학교에서 12년 동안 한 과목도 배운 적이 없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저도 토목 현장에서 26년을 일하면서 돈 공부는 늘 뒷전이었고, 대부분 실수하고 나서야 배웠습니다. 제 기록으로 매겨 본 성적표 영상을 보고 나서 지난 글들을 다시 열어 과목별로 점수를 매겨 봤습니다. 연금저축펀드 자산 현황 (2026년 10월 2일 기준)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시간과 세금입니다. 2021년 2월부터 연금저축펀드에 매달 50만 원씩 넣었고, 7월에 확인했을 때는 납입 원금 2,882만 원이 5,040만 원...

와이디생명과학 대표교체 (임상1상, 코스닥, 점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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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디생명과학에서 주주서한 문자가 왔을 때 처음에는 임상 소식이겠거니 하고 열었습니다. 그런데 첫 줄부터 내용이 달랐습니다. 2026년 10월 1일 자로 대표이사가 이진우 대표에서 이승우 대표로 바뀐다는 안내였습니다. 장외 주식 시절부터 10년 넘게 4,000주를 들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이진우 대표였기 때문에, 문자를 읽고 한동안 혼란스러웠습니다( 와이디생명과학 10년 (장외, 코넥스, 주주서한) ).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4,000주를 코스닥 이전상장까지 그대로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믿으니까 버틴다"가 아니라, 제가 이 회사를 보유해 온 기준 네 가지를 다시 꺼내 하나씩 점검해 보고 내린 결정입니다. 10년 동안 지켜본 기준 네 가지 제가 이 회사를 오래 들고 있으면서 마음속으로 확인해 온 기준은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경영진을 믿을 수 있는가, 신약 파이프라인이 실제로 앞으로 나아가는가, 신약 말고도 회사를 버티게 할 매출 기반이 있는가, 그리고 장외에서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까지 가는 상장 경로가 살아 있는가입니다. 이번 석 달 동안 받은 주주서한은 두 통입니다. 7월 31일 서한은 이진우 대표 이름으로 FDA 임상 1상 신청 완료를 알렸고, 10월 1일 서한은 이승우 신임 대표 이름으로 대표 변경과 사업 현황을 알렸습니다. 이 두 통을 네 가지 기준에 하나씩 대어 보겠습니다. 7월 상황은 앞선 글( 와이디생명과학 10년 주주 업데이트 )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기준 하나, 경영진: 가장 크게 흔들린 부분 10월 1일 서한에 따르면 대표이사 변경은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결정됐습니다. 신임 이승우 대표는 그동안 경영지원부문을 맡아 왔고, 회사는 변경 이유를 경영체계 정비와 주요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 성장 기반 강화라고 설명했습니다. 서한 마지막에는 이진우 전 대표에게 '백절불굴'의 정신으로 회사를 이끌어 준 데 감사한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회사가 밝힌 공식 이유는 여기까...

AI 지렛대 시대 (레버리지, 배포력, 슈퍼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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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책상 위에는 「레버리지」라는 책이 펼쳐져 있습니다. 퇴직하고 시간이 생기면서 손에 잡은 책인데, 읽던 중에 우연히 본 영상 하나가 책 내용과 묘하게 겹쳤습니다. 1913년 포드 공장에서 시작해, 직원 몇십 명으로 수천억 원을 버는 AI 회사까지 부를 만드는 지렛대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다룬 영상이었습니다. 26년 동안 제 시간을 팔아 월급을 받아 온 사람으로서 그냥 넘기기 어려운 이야기였습니다. 레버리지의 네 번째 지렛대, AI 1913년 12월 1일, 헨리 포드는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 움직이는 조립 라인을 들였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는 데 12시간 8분 걸리던 작업이 93분으로 줄었습니다. 대신 이 방식이 돌아가려면 거대한 땅과 철강, 그리고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필요했습니다. 더 큰 공장과 더 많은 사람을 가진 쪽이 이기는 구조였습니다. 레버리지(Leverage)는 지렛대라는 뜻입니다. 혼자서는 들 수 없는 무게를 지렛대로 들어 올리듯, 내 노력이나 자원을 몇 배로 키워 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실리콘밸리 투자자 나발 라비칸트는 부를 만드는 지렛대로 노동, 자본, 그리고 코드와 미디어를 꼽았습니다. 영상은 여기에 네 번째 지렛대로 AI를 더합니다. 지렛대 대표 모습 넘어야 할 문턱 노동 소작농, 공장 노동자 사람을 고용하고 관리하는 비용 자본 공장, 기계, 대량 생산 대출, 투자 유치, 인허가 코드·미디어 소프트웨어, 유튜브, 블로그 허락 없이 시작 가능 AI 글쓰기, 코딩, 설계를 대신하는 에이전트 월 몇만 원 구독료 세 번째 지렛대부터는 한계 비용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한계 비용은 제품을 하나 더 만들 때 추가로 드는 비용을 말합니다. 글 한 편이나 프로그램 하나는 한 번 만들면 거의 공짜로 복제됩니다. AI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글을 쓰고 코드를 짜는 '만드는 일' 자체의 비용까지 낮추고 있습니다. 레버...

럭셔리 경험 소비 (경험 사치, 시간의 가치, 투자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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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고 가장 먼저 달라진 건 금요일 오후입니다. 재직 중에는 금요일 퇴근 시간만 되면 짐을 챙겨 의정부에서 청주까지 2시간 넘게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지금은 그 시간에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본 영상에서 "상위 1%의 핵심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말을 들었고, 제가 도로 위에서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였는지 처음으로 계산해 보게 됐습니다. 경험사치, 3억짜리 여행이 금방 팔리는 이유 영상에서 소개한 상품들은 숫자부터 비현실적이었습니다. 포시즌 호텔이 운영하는 프라이빗 제트 여행은 2~3주 일정에 1인당 3~4억 원, 100년 넘은 유럽 기차를 복원한 객차 한 량을 통째로 빌리는 상품은 1박에 1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품이 없어서 못 판다는 겁니다. 영상은 이 현상을 경험 사치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경험 사치란 가방이나 시계 같은 물건 대신 여행, 미식, 특별한 공간에서의 시간처럼 기억으로 남는 것에 큰돈을 쓰는 소비를 말합니다. 처음엔 강연용 표현인 줄 알았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실제 시장 숫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베인앤드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협회 알타감마의 보고서를 보면, 개인 명품 시장은 2024년 3,640억 유로에서 2025년 3,580억 유로로 줄었습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새 명품을 사는 대신 호텔, 크루즈, 파인다이닝 같은 경험으로 옮겨가는 것을 구조적인 변화로 봤습니다( 출처: Bain & Company 보도자료 ). 가방은 덜 팔리고, 여행은 더 팔리는 시대가 된 셈입니다. 시간의 가치, 제 시간 값을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경제학에는 기회비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느라 포기한 다른 선택지의 가치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운전대를 잡고 있는 2시간 동안 할 수 없었던 모든 일이 그 운전의 진짜 비용입니다. 그래서 계산해 봤습니다. 금요일에 청주로 내려가는 데 2시간, 다시 올라오는 데 2시간. 일주일에 최소 4시간입니다. 1년 52주를 곱하...

퇴직자 1억 투자 (복리, 과세이연, 생활비)

월급쟁이가 허리띠를 졸라매 1억을 모으는 것과, 그 1억을 10억으로 불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최근 '부의 문' 채널의 1억을 10억으로 눈덩이처럼 굴리는 '찐부자'들의 투자 공식 영상을 봤습니다. 복리, 자산 배분, 절세 계좌, 가치 투자, 레버리지 등 10가지 원칙을 정리한 영상입니다. 26년 다닌 회사를 막 퇴직하고 1억으로 10억을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를 세운 저에게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원칙은 다 맞는데, 그 원칙이 퇴직자인 제 상황에는 반쯤밖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복리는 맞는 말인데, 25년을 어떻게 기다리나 영상은 1억을 연 10% 수익률로 복리 투자하면 10년 뒤 약 2억 5,900만 원, 20년 뒤 약 6억 7,200만 원, 25년 뒤에야 10억을 넘는다고 설명합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 봐도 숫자는 정확했습니다. 복리(Compound Interest)란 원금에 붙은 이자가 다음 기간의 새로운 원금이 되어 다시 이자를 낳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돈이 돈을 낳고, 그 돈이 또 돈을 낳는 방식입니다. 저도 이 효과를 계좌에서 확인했습니다. 2021년 2월부터 매달 50만 원씩 연금저축펀드에 넣었고, 5년 5개월 뒤 납입 원금 2,882만 원이 5,040만 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운용을 잘해서가 아니라, 팔지 않고 시장에 머물렀더니 시장이 올려준 결과였습니다( 연금저축펀드 5년 5개월 운용 후기 ).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라고 한 대목에 공감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퇴직한 제 입장에서는 이 논리가 조금 불편하게 걸립니다. 2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10억이라는 목표가 틀린 게 아니라, 그 시간표를 제 상황에 맞게 다시 짜야 한다는 뜻입니다. 복리라는 엔진이 제대로 돌려면 돈을 꺼내 쓰지 않는 기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월급이 끊긴 지금은 그 전제부터 흔들립니다. 절세 계좌가 만들어 준 과세이연...

트럼프 어카운트 (제도 배경, 주식, 한국판 어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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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수 투자를 다룬 영상 을 보다가 '트럼프 어카운트(Trump Account)'라는 제도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갓 태어난 아이에게 1,000달러를 넣어 주고, 그 돈으로 미국 주식 지수 ETF를 사게 하는 제도입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부러운 마음과 함께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아이에게 집값 걱정만 물려주고, 주식은 물려주지 못할까 하는 질문입니다. 트럼프 어카운트는 어떤 제도인가 대상은 2025년 1월부터 2028년 12월 사이에 태어난, 사회보장번호가 있는 미국 시민권자 아이입니다. 정부가 1,000달러를 넣어 주고, 부모는 해마다 5,000달러까지 더 넣을 수 있습니다. 계좌는 2026년 7월부터 열렸습니다. 돈을 넣을 수 있는 곳은 ETF(상장지수펀드) 로 제한됩니다. ETF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든 펀드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미국 주식 지수를 따르는 상품 중 운용보수가 연 0.1% 이하인 것만 허용되고, 레버리지 상품은 아예 막혀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빌린 돈을 더해 수익을 키우는 방식이라, 손실도 같은 비율로 커집니다. 그리고 18세 전에는 돈을 인출할 수 없습니다( Fidelity ). 무엇을 살지도 정해 뒀습니다. 미국 재무부 는 2026년 7월 1일, 따로 고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게 되는 기본 종목으로 S&P500 ETF인 SPYM을 지정했습니다. IVV, VTI, SPTM, ITOT 4개는 앞으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로 함께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국민에게 "이걸 사서 오래 들고 있으라"고 답안지를 건넨 셈입니다. 왜 현금이 아니라 주식을 줬을까 이 제도의 배경으로는 AI와 로봇이 자주 거론됩니다. 10~20년 뒤 일자리가 크게 줄면 정부는 결국 기본소득 , 즉 일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나눠 주는 제도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때 가서 매년 현금을 나눠 주는 것보다, 지금 아이에게 ...

레버리지 ETF 논란 (도입 배경, 손실 구조, 투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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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로 손실을 본 분들의 원성이 커지면서 정부 결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을 수년째 보유 중이라 이 논란이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반토막도 경험했고, 지금은 +148%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라 이 문제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왜 국내에 도입됐을까 처음 이 논란을 접했을 때 저는 "왜 만들었냐"보다 "왜 하필 그 타이밍이었냐"가 더 궁금했습니다. 레버리지 ETF(Leveraged ETF)는 기초자산 하루 수익률의 2배 이상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입니다. 2배 상품이라면 주가가 하루 10% 오를 때 20% 수익을 노리지만, 10% 내리면 20% 손실이 나는 양날의 검입니다. 사실 레버리지 ETF 자체는 국내에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코스피 200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2010년부터 거래됐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 종목만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입니다. 이 상품들은 2026년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상장됐습니다. 도입 배경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이미 홍콩 시장에 상장돼 있었고, 국내 투자자들이 이 상품을 사려고 원화를 홍콩달러로 환전해 해외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홍콩달러는 미국 달러에 가치가 묶여 있어 사실상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시는 환율이 상당히 높았던 시기라,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국내로 돌려 외환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어차피 홍콩에서 사고 있던 상품을 국내에서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발상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제가 레버리지 상품을 오래 보유하면서 느낀 건, 이 상품이 상승장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횡보하거나 약세장이 이어지면 변동성 감쇠(Volatility Decay) 효과 때문에 기초자산...

달러 투자 (외화예금, 달러ETF, FX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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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6일 환노출·환헤지 글 을 정리하면서 제 계좌의 SPYM과 QQQM이 환노출형이라는 걸 직접 확인했습니다. 환노출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율 변동을 그대로 떠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환율 자체를 직접 다루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외화예금, 달러선물 ETF, FX마진 세 가지를 세금, 안전장치, 위험 기준으로 나란히 놓고 정리했습니다. 특정 상품을 권하는 글이 아니라, 제가 안내 자료를 하나씩 열어보고 제 증권사 환전 기록으로 직접 확인하며 정리한 내용입니다. 세 가지 방법을 한눈에 비교 구분 외화예금 달러선물 ETF FX마진 무엇에 투자하나 은행에 맡긴 달러 자체 달러 선물 가격을 따라가는 국내 상장 ETF 통화 쌍의 환율 변동에 증거금을 걸고 거래 환차익 세금 비과세 (이자는 15.4% 원천징수)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과세 (15.4% 원천징수) 거래 방식에 따라 다름, 거래 증권사·국세청 확인 필요 안전장치 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 (외화예금 적용 방식은 예금보험공사 확인) 예금자보호 없음, 시장가격 변동 그대로 반영 증거금이 부족하면 반대매매(강제청산) 가능 필요 자금 규모 소액부터 가능 주식처럼 소액 매매 가능 삼성선물 기준 1계약에 위탁증거금 1만 달러 외화예금은 환차익이 비과세입니다 외화예금은 은행에 달러를 예금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조세금융신문의 정리에 따르면 외화예금의 이자는 15.4%가 원천징수되지만, 환율이 올라 생기는 환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자가 100만원, 환차익이 300만원이라면 세금은 이자 100만원에만 붙습니다. 원천징수는 은행이 이자를 지급할 때 세금을 미리 떼고 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안전장치도 살펴봤습니다. 예금보호한도는 2025년 9월 1일부터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까지로 늘었습니다. 다만 외화예금의 보호 여부와 원화 환산 방식은 예금보험공사 안내를 따로 확인해야 ...

환노출 환헤지 (SPYM, QQQM,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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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해외 ETF를 살 때 환율은 거의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SPYM이나 QQQM을 고를 때도 "미국 대표지수를 얼마나 싸게 담을 수 있는가"만 봤지, 이 상품이 환헤지형인지 환노출형인지는 한 번도 확인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는 뉴스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산 ETF는 환율 변동을 그대로 맞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느 정도 방어가 되어 있는 걸까?" 이번 글은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직접 공부한 과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환헤지와 환노출, 기본 개념부터 해외 자산에 투자하면 두 가지 변수가 동시에 움직입니다. 하나는 그 자산 자체의 가격(주가), 다른 하나는 원화와 외화 사이의 환율입니다. 환헤지(換hedge) 는 선물환 계약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서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환율은 신경 쓰지 말고 주가 흐름에만 집중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반대로 환노출 은 이런 장치 없이 환율 변동을 수익률에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국내 상장 ETF는 보통 이름 뒤에 (H)가 붙어 있으면 환헤지형, 없으면 환노출형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들 왜 환노출을 선택할까 자료를 찾아보니 저만 이렇게 무심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6년 3월에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개인 투자자의 해외 ETF 누적 순매수 잔액 중 환헤지 상품 비중은 10%대에 그친다고 합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관련 기사 ).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개인 자금은 환헤지형보다 환노출형 상품으로 계속 몰리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관련 기사 ). 환율이 떨어지면 오히려 달러 자산을 더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더군요. 환헤지는 공짜가 아니다 왜 다들 환헤지를 꺼릴까 찾아보니,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환헤지에는 비용이 듭니다. 그 비용의 크기는 대체로 ...

퇴직금 IRP 수령 후기(이연퇴직소득세,일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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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31일, 22년 넘게 다니던 건설회사를 퇴직했습니다. 정확히는 중간정산 이력까지 합치면 근속연수만 26년입니다. 퇴직 전에 IRP, ISA, 연금저축펀드를 미리 점검해뒀지만, 막상 퇴직금이 실제로 들어오는 과정은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오늘은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직접 받아보고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퇴직금은 이제 무조건 IRP로만 받을 수 있다 처음엔 저도 "그냥 월급 통장으로 받으면 안 되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2022년 4월 14일부터 법이 바뀌어서 퇴직금이 300만 원을 넘으면 무조건 근로자 본인 명의의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만 지급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55세 이상 퇴직이거나 300만 원 이하인 경우만 예외적으로 일반 계좌 수령이 가능합니다. 저는 만 나이로 아직 55세가 안 됐고 금액도 300만 원을 훌쩍 넘어서, 선택의 여지 없이 새로 IRP 계좌를 개설해서 받아야 했습니다. 퇴직금, 세금 한 푼 안 떼고 들어왔다 퇴직금 지급명세서를 받아보고 놀란 건, 세전 금액과 실제 입금액이 똑같았다는 점입니다. 퇴직금이 1억 후반대였는데, IRP 계좌에는 이 금액이 세금 한 푼 안 떼인 채로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이건 이연퇴직소득세 라는 제도 때문인데, 퇴직금이 IRP 계좌로 입금되는 경우 회사가 세금을 미리 떼지 않고 전액 입금한 뒤, 나중에 그 돈을 실제로 찾을 때 세금을 매기는 방식입니다. 국세청 안내(퇴직소득세의 이연) 에도 이렇게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연금계좌에 입금하는 절차가 정식으로 규정돼 있었습니다. 연금으로 나눠 받을지, 일시금으로 뺄지가 진짜 갈림길 이제 진짜 선택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이연된 세금을 어떻게 정산하느냐가 인출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연금으로 나눠 받는 경우 : 원래 세율의 30~40%가 감면된 세율(3.3~5.5%)만 적용됩니다. - 일시금으로 한 번에 인출하는 경우 : 이연됐던 퇴직소득세가 원래 계산된 그대로 부과...

연금저축펀드 정체 확인기 (통합연금포털, IRP, 세제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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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8일, KCGI자산운용에서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처음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계좌가 IRP인지 연금저축펀드인지는 저도 한참 동안 정확히 몰랐습니다. 통장에는 그냥 'KCGI자산운용'이라고만 찍혀 있었고, 가입할 때 설명을 꼼꼼히 안 들었는지 계좌 종류를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했거든요. 그러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통합연금포털 에 가입해서 직접 확인해봤고, 오늘은 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통합연금포털이란? 통합연금포털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한 화면에서 조회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저처럼 여러 금융회사에 계좌가 흩어져 있으면 각각 로그인해서 확인해야 하는데, 이 포털에서는 본인인증 한 번으로 전체 연금 현황을 모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실제로 써보니 개인연금 항목에서 제 계좌의 상품유형, 가입일, 연금개시 예정일, 적립금까지 한눈에 정리되어 있어서 편했습니다. 확인해보니 IRP가 아니라 연금저축펀드였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항목 내용 가입회사 KCGI자산운용 상품유형 연금저축펀드 상품명 신연금저축 가입일 2021/02/08 연금개시 예정일 2031/02/08 적립금 약 4,489만원 (2026/07/31 기준) 제가 가입한 지 5년이 넘도록 헷갈렸던 이유는 IRP(개인형퇴직연금)와 연금저축펀드가 이름도 비슷하고 세제 혜택 구조도 비슷해서였습니다. IRP는 원래 퇴직금을 운용하기 위한 계좌인데 개인이 추가로 납입해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도 있는 상품이고, 연금저축펀드는 퇴직금과 무관하게 개인이 스스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고 가입하는 펀드형 연금 상품입니다. 쉽게 말하면 IRP는 '퇴직금 관리 통장에 개인 납입도 더할 수 있는 계좌', 연금저축펀드는 '순수하게 개인이 알아서 굴리는 노후자금 펀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세제혜택 관점에서 왜 헷갈렸을까 두 상품 모두 연간 납입액에 대해 세액공제...

퇴직 전 계좌 점검 (IRP, ISA, 연금저축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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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이면 20년 넘게 이어온 직장 생활이 끝납니다.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관리했던 계좌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년 넘게 토목 현장을 오가며 살았는데, 막상 퇴직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통장보다 먼저 눈이 가는 게 IRP, ISA, 연금저축펀드였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이 계좌들을 그냥 "알아서 굴러가는" 것쯤으로 생각했어요. 월급이 들어오고, 자동이체가 빠져나가고, 연말정산 때 환급금 확인하는 정도가 전부였죠. 그런데 소득이 끊긴다는 걸 실감하고 나니 얘기가 달라지더군요. 이 세 계좌에 실제로 뭐가 들어있는지, 퇴직금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알아야겠다 싶었습니다. IRP, 퇴직금이 들어올 통로라는 걸 뒤늦게 실감했다 IRP는 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줄임말인데, 저는 이걸 그냥 "세액공제 받는 계좌"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들여다보니 IRP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하나는 재직 중 추가로 넣어서 세액공제 받는 통로, 다른 하나는 퇴직금을 받는 창구라는 것이죠. 제 IRP에는 미국 ETF 상품이 담겨 있는데, 이번에 퇴직금이 여기로 들어오면 계좌 잔고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무게감을 갖게 됩니다. 퇴직을 준비하면서 회사에 퇴직금 수령용 IRP 계좌를 제출했습니다. 예전에는 IRP를 단순히 세액공제를 받는 계좌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퇴직 이후 제 자산의 중심이 될 계좌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ISA, 만기와 종목 구성을 다시 짚어봤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는 TIGER 미국S&P500이 담겨 있습니다. 만들 때는 그냥 미국 대표지수 ETF 하나 넣어두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퇴직을 앞두고 보니 만기 시점과 비과세 한도를 다시 계산해봐야겠더라고요. ISA는 계좌 안에서 발생한 순이익...

퇴사하면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 임의계속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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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오랜 시간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다음에 뭘 하며 살아갈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이 블로그도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퇴사 예정 날짜가 정해졌습니다. 그동안 "언젠가 퇴사하면"이라고 가정법으로 생각해왔던 일이었는데, 이제는 제 얘기가 됐습니다. 지난 글에서 피부양자 자격 기준을 정리하다 보니, 문득 저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나도 퇴사하면 건강보험은 어떻게 되는 거지?"소득이 많아져서 탈락하는 경우만 봤지, 소득이 아예 끊기는 경우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막상 닥치니 하나씩 찾아봐야 했습니다. 퇴사 다음 날부터 저는 지역가입자가 됩니다 여기서 지역가입자란 직장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스스로 전액 부담하는 가입자 유형을 말합니다. 제 퇴사 예정일은 8월 31일이고, 9월 1일부터 자동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됩니다. 저는 막연히 회사를 그만두면 건강보험도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자격이 자동으로 다른 유형으로 넘어갈 뿐, 보험료 납부 의무는 계속되는 구조였습니다. 제 보험료가 왜 오히려 오를 수 있는지 직장 다닐 때는 회사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해줬는데, 퇴사하면 그 절반까지 전부 제 몫이 됩니다. 여기에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과 자동차까지 점수화해서 보험료를 매기기 때문에, 자가 주택이 있거나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은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월 10만~15만원 내던 수준이 지역가입자 전환 후 월 30만~50만원 이상으로 뛰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출처: 퇴직 후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신청방법 2026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소득이 끊기는 시점에 보험료가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니, 앞서 퇴직소득세를 계산해봤을 때 퇴직금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엔 보험료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새...